광교 캠퍼스 상담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. "그림은 그리겠는데 칸을 어떻게 나눌지 모르겠어요."
인체도 그리고 채색도 하는데 정작 한 편을 시작하면 멈춥니다. 칸 나누기는 그림 실력과 별개의 기술이라서 그렇습니다.
칸의 크기가 시간입니다
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입니다. 큰 칸은 길게 읽히고, 작은 칸은 빨리 지나갑니다.
같은 장면이라도 한 면을 다 쓰면 그 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지고, 좁은 칸을 연달아 두면 빠르게 흘러갑니다. 중요한 장면일수록 크게 두라는 말이 여기서 나옵니다.
거꾸로 말하면, 칸을 다 똑같은 크기로 나누면 이야기에 리듬이 없어집니다. 실기에서 가장 자주 보는 상태가 이것입니다. 4칸씩 반듯하게 나눠 놓으면 읽는 사람이 어디를 봐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.
칸과 칸 사이가 연출입니다
만화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의 상당 부분은 칸 안이 아니라 칸 사이에 있습니다.
앞 칸에서 주먹을 쥐고 다음 칸에서 상대가 쓰러져 있으면, 때리는 장면은 아무도 그리지 않았는데 독자가 알아서 채웁니다. 이 여백을 쓸 줄 아는 학생과 모든 동작을 다 그리는 학생은 같은 분량에 담는 이야기의 양이 다릅니다.
실기에서 자주 나오는 세 가지
- 칸을 너무 많이 나눕니다.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인데, 시간 안에 마무리가 안 됩니다. 결국 뒤쪽 칸이 러프로 남습니다.
- 시선 흐름이 끊깁니다. 우리는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읽습니다. 칸 안 인물의 시선과 동선이 그 방향을 거스르면 읽다가 걸립니다.
- 카메라가 안 움직입니다.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거리에서 본 그림만 있으면 평면적으로 보입니다. 멀리서 한 번, 가까이서 한 번 잡아 주는 것만으로 달라집니다.
순서는 이렇습니다
- 첫째 — 이야기를 몇 개 장면으로 쪼갤지 정합니다. 그림보다 먼저입니다.
- 둘째 — 어느 장면이 가장 중요한지 고릅니다. 그 칸을 크게 둡니다.
- 셋째 — 전체를 러프하게 배치해 봅니다. 이게 콘티입니다.
- 넷째 — 읽어 봅니다. 걸리는 곳이 있으면 그림을 그리기 전에 고칩니다.
- 다섯째 — 그때부터 그립니다.
콘티에서 고치는 데 드는 시간이 완성 원고에서 고치는 시간의 몇 분의 일입니다.
광교에서
광교 애니톡은 목동 본원에서 11년간 만화애니 입시를 해 온 선생님들이 만든 캠퍼스입니다. 기본기를 잡는 순서와 연출을 올리는 시점이 본원과 같습니다.
칸 앞에서 막혀 있다면 지금 그린 것을 가져와 보세요. 대개 그림 문제가 아니라 이야기를 쪼개는 단계에서 멈춰 있습니다.